3년 무승 양수진 "우승 스트레스요? 드라이브와 디자인으로 풀어요"
2016. 12. 09|VIEW
‘덧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던 10대 소녀 양수진(26·파리게이츠)이 어느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8년차 중고참 골퍼로 훌쩍 자랐다.
성적만 따지면 절반은 성공, 나머지는 고난이었다.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골프채를 놓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실패는 어느새 포용력이 넓은 어른으로 성장시켰다. 골프를 바라보는 자세도 함께 커나갔다. 국가대표 출신 양수진은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2008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한 달 후 열린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투어를 주름잡던 서희경, 이보미, 안선주, 유소연, 김하늘 등 쟁쟁한 선수들과 대적할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고 화제가 됐다. 데뷔 첫해는 우승 없이 톱10 5차례로 시동을 걸었다. 안신애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지만 무난한 출발이었다.
진가는 2년차 부터 나타났다.
2010년 5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하더니 10월 하이마트 여자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165cm의 작은 체구에 260야드를 펑펑 쏘아대는 양수진의 샷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골프장으로 몰렸다.
이후 2013년까지 매년 1승씩을 올리며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승승장구하던 양수진은 2014년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받고, 또 기대를 모았지만 톱10 3회라는 다소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지긋지긋한 우승 가뭄은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2위로 출발하면서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이상의 성적은 ‘먼나라 얘기’로 끝나고 말았다. 양수진은 “전지훈련 성과가 좋아 올 시즌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발복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첫 대회에서 무리한 탓에 건염과 물혹이 생겼고, 3개월 정도 부상 치료로 고생을 했다”며
“개막전 2위 아니었으면 시드도 놓칠 뻔 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우승이 없는 이유를 묻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수진은 “우승권까지는 많이 올라갔다.
그런데 최종라운드에서 샷이 말을 듣지 않았다.
우승을 못해본 선수도 아니고, 루키처럼 긴장하는 편도 아닌데 실망스러운 결과만 나왔다”며
“솔직히 지난해 초에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새벽 운전을 하게 됐다.
차 한 대 없는 도로를 달렸더니 잡념도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풀렸다.
지금도 종종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차를 몰고 나간다.
물론 과속은 하지 않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수진의 별명은 ‘디자이너 골퍼’다. 겨울 비시즌에 메인스폰서 회사의 의류를 직접 디자인한다.
양수진은 “골프를 배우기 전에는 미술을 좋아했다. 원래 꿈도 화가였다.
은퇴 후에는 내 이름을 붙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통통 튀는 성격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데 디자인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랑일 수 있지만 ‘완판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질이 있다.
영감은 일상에서 얻는다. 주변을 살피다보면 어느새 마음도 정화가 된다”고 만족해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NO’를 외쳤다. 이유는 명쾌했다.
양수진은 “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제약이 많은 삶은 내 성격과 맞지 않다.
LPGA 투어 초청 대회에서 우승해도 결국은 국내에 머무는 쪽을 택할 것 같다”며
“다행히 지금도 골프치는 게 너무 재밌다. 아직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 언저리만 가봤을 뿐이다.
한국에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by.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덧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던 10대 소녀 양수진(26·파리게이츠)이 어느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8년차 중고참 골퍼로 훌쩍 자랐다.
성적만 따지면 절반은 성공, 나머지는 고난이었다.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골프채를 놓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실패는 어느새 포용력이 넓은 어른으로 성장시켰다. 골프를 바라보는 자세도 함께 커나갔다. 국가대표 출신 양수진은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2008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한 달 후 열린 정규 투어 시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투어를 주름잡던 서희경, 이보미, 안선주, 유소연, 김하늘 등 쟁쟁한 선수들과 대적할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고 화제가 됐다. 데뷔 첫해는 우승 없이 톱10 5차례로 시동을 걸었다. 안신애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지만 무난한 출발이었다.
진가는 2년차 부터 나타났다.
2010년 5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하더니 10월 하이마트 여자오픈에서 2승을 거뒀다.
165cm의 작은 체구에 260야드를 펑펑 쏘아대는 양수진의 샷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골프장으로 몰렸다.
이후 2013년까지 매년 1승씩을 올리며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승승장구하던 양수진은 2014년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받고, 또 기대를 모았지만 톱10 3회라는 다소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지긋지긋한 우승 가뭄은 올 시즌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2위로 출발하면서 부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 이상의 성적은 ‘먼나라 얘기’로 끝나고 말았다. 양수진은 “전지훈련 성과가 좋아 올 시즌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발복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첫 대회에서 무리한 탓에 건염과 물혹이 생겼고, 3개월 정도 부상 치료로 고생을 했다”며
“개막전 2위 아니었으면 시드도 놓칠 뻔 했다”고 말했다. 3년 동안 우승이 없는 이유를 묻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양수진은 “우승권까지는 많이 올라갔다.
그런데 최종라운드에서 샷이 말을 듣지 않았다.
우승을 못해본 선수도 아니고, 루키처럼 긴장하는 편도 아닌데 실망스러운 결과만 나왔다”며
“솔직히 지난해 초에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새벽 운전을 하게 됐다.
차 한 대 없는 도로를 달렸더니 잡념도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풀렸다.
지금도 종종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차를 몰고 나간다.
물론 과속은 하지 않는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수진의 별명은 ‘디자이너 골퍼’다. 겨울 비시즌에 메인스폰서 회사의 의류를 직접 디자인한다.
양수진은 “골프를 배우기 전에는 미술을 좋아했다. 원래 꿈도 화가였다.
은퇴 후에는 내 이름을 붙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통통 튀는 성격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데 디자인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랑일 수 있지만 ‘완판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질이 있다.
영감은 일상에서 얻는다. 주변을 살피다보면 어느새 마음도 정화가 된다”고 만족해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NO’를 외쳤다. 이유는 명쾌했다.
양수진은 “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제약이 많은 삶은 내 성격과 맞지 않다.
LPGA 투어 초청 대회에서 우승해도 결국은 국내에 머무는 쪽을 택할 것 같다”며
“다행히 지금도 골프치는 게 너무 재밌다. 아직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 언저리만 가봤을 뿐이다.
한국에서 승부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by.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