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인터뷰] 4년 차 프로 골퍼 오지현의 어필

2017. 08. 24|VIEW

 


 

4년 차 프로 골퍼의 고민

국가 대표 출신인 오지현은 누가 봐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골프 수재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대학교 수업을 들으며 시선을 최대한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오지현은 스포츠 심리학이나 생리학 등을 배우며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해요.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만나면서 그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슈퍼맨 같은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못하는 걸 제가 해낼 때는 이상하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지만 동질감과 더불어 안도감이 든다고 할까요.”

학교에서도 처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렸던 건 아니었다. 프로 골퍼라고 하면 일단 신기하게 바라보고 먼저 다가오기 힘들어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남자 동기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냅니다.
함께 그룹 과제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요.
서로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로 발전했어요.
아이스하키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직접 경기를 보러 갔는데 상당히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느꼈어요.”
 

오지현은 최근 고민이 하나 늘었다. 제때 졸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매주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건 시간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 일(?)이 있고 난 뒤로는 교수님들이 편의를 봐주는 게 없어졌어요.
물론 그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정말 걱정입니다.
틈만 나면 학교 수업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이렇게 해서 졸업은 할 수 있을까요?”
 

프로 골퍼의 최대 고민이 다름 아닌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라니 참으로 의외였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그가 겪어 넘어야 할 문제다.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선을 돌린 학교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년 차 프로 골퍼의 생각

평소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치마를 즐겨 입는다는 오지현이 촬영을 하면서 다소 파격적인 의상에 도전했다.
항상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의상을 선택한다는 그가 배를 드러내 보인 건 처음이다.
그런데도 과감한 의상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허약해 보인다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다.
탄탄한 몸매를 선보인 그는 자신의 도전이 만족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오늘 입은 의상은 정말 파격적이었습니다.
처음 입어본 스타일인데 새로운 도전을 해본 겁니다. 건강미가 좀 느껴지나요?”
 

그는 시즌 중에도 개인 트레이너와 동행하며 스트레칭과 밸런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힘든 라운드를 끝내고도 컨디셔닝 운동을 한다. 피로도 빨리 풀리고 컨디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체력과 정신력을 시즌 내내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디션이 중요합니다.
지난해는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어요.
올해는 대회장에서도 꾸준히 트레이닝 훈련을 받으면서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오지현은 올해 베트남 냐짱으로 8주간 동계 훈련을 다녀왔다.
좋지 않은 스윙 습관을 바꾸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백스윙할 때 머리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어요. 그걸 고치는 연습을 했고요.
티 샷 정확도가 떨어져 코스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 샷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문제는 정확도는 높아졌는데 20야드가량 거리가 줄더라고요. 지금은 힘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원래 거리를 회복했습니다.
시즌 중반부터 함께한 새로운 스윙 코치의 도움이 컸습니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오지현은 자신감마저 장착하며 하반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감각을 얼마만큼 유지하느냐에 따라 남은 대회에서의 성적이 달라질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몇 승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KB금융 소속이다 보니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인터뷰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다. 그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건 그의 IQ가 높다거나(오지현의 IQ는 143이다) 답변을 조리 있게 잘한다고 해서 들었던 생각은 결코 아니다.
자신의 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은 스물한 살의 4년 차 프로 골퍼가 흔히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동안 ‘오지현’이라는 선수가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건 그의 조용한 성격이나
매니지먼트 회사의 미숙함이 아닌 봉오리에서 갓 피어나는 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우리의 잘못 때문은 아닐까.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기사제공 골프다이제스트

 

 

 

 


 

4년 차 프로 골퍼의 고민

국가 대표 출신인 오지현은 누가 봐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골프 수재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대학교 수업을 들으며 시선을 최대한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오지현은 스포츠 심리학이나 생리학 등을 배우며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해요.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만나면서 그들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슈퍼맨 같은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못하는 걸 제가 해낼 때는 이상하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지만 동질감과 더불어 안도감이 든다고 할까요.”

학교에서도 처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렸던 건 아니었다. 프로 골퍼라고 하면 일단 신기하게 바라보고 먼저 다가오기 힘들어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남자 동기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냅니다.
함께 그룹 과제도 하고 점심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요.
서로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관계로 발전했어요.
아이스하키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직접 경기를 보러 갔는데 상당히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느꼈어요.”
 

오지현은 최근 고민이 하나 늘었다. 제때 졸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매주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건 시간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 일(?)이 있고 난 뒤로는 교수님들이 편의를 봐주는 게 없어졌어요.
물론 그건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정말 걱정입니다.
틈만 나면 학교 수업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이렇게 해서 졸업은 할 수 있을까요?”
 

프로 골퍼의 최대 고민이 다름 아닌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라니 참으로 의외였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그가 겪어 넘어야 할 문제다.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선을 돌린 학교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년 차 프로 골퍼의 생각

평소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치마를 즐겨 입는다는 오지현이 촬영을 하면서 다소 파격적인 의상에 도전했다.
항상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의상을 선택한다는 그가 배를 드러내 보인 건 처음이다.
그런데도 과감한 의상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허약해 보인다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에서다.
탄탄한 몸매를 선보인 그는 자신의 도전이 만족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오늘 입은 의상은 정말 파격적이었습니다.
처음 입어본 스타일인데 새로운 도전을 해본 겁니다. 건강미가 좀 느껴지나요?”
 

그는 시즌 중에도 개인 트레이너와 동행하며 스트레칭과 밸런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힘든 라운드를 끝내고도 컨디셔닝 운동을 한다. 피로도 빨리 풀리고 컨디션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체력과 정신력을 시즌 내내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디션이 중요합니다.
지난해는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어요.
올해는 대회장에서도 꾸준히 트레이닝 훈련을 받으면서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오지현은 올해 베트남 냐짱으로 8주간 동계 훈련을 다녀왔다.
좋지 않은 스윙 습관을 바꾸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백스윙할 때 머리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어요. 그걸 고치는 연습을 했고요.
티 샷 정확도가 떨어져 코스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 샷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문제는 정확도는 높아졌는데 20야드가량 거리가 줄더라고요. 지금은 힘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원래 거리를 회복했습니다.
시즌 중반부터 함께한 새로운 스윙 코치의 도움이 컸습니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오지현은 자신감마저 장착하며 하반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감각을 얼마만큼 유지하느냐에 따라 남은 대회에서의 성적이 달라질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몇 승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KB금융 소속이다 보니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인터뷰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하나 있다. 그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건 그의 IQ가 높다거나(오지현의 IQ는 143이다) 답변을 조리 있게 잘한다고 해서 들었던 생각은 결코 아니다.
자신의 현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은 스물한 살의 4년 차 프로 골퍼가 흔히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동안 ‘오지현’이라는 선수가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건 그의 조용한 성격이나
매니지먼트 회사의 미숙함이 아닌 봉오리에서 갓 피어나는 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우리의 잘못 때문은 아닐까.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기사제공 골프다이제스트